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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좋은 친구
글쓴이 석굴암 등록일 2009-09-01
첨부파일 조회수 3286

좋은친구  

  여름이 깊게 들어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여름도 일시적일 뿐입니다. 무덥다고 하지만 여름은 이미 가을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여름은 가을의 산모이자 굽어진 농부의 허리를 펴게 해주고 편안함을 주는 겨울의 삼신 할머니입니다. 그래서 여름은 여름대로 소중하고 꼭 필요한 실체이기 때문에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이제 곧 그 여름이 자신이 공들여 키운 노란 들국화와 코스모스 향기를 잔득 머금은 시원한 바람과 함께 풍요로운 가을들판을 우리에게 안겨 줄 것입니다. 가을은 가을대로 그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먹지 않아도 배가 부릅니다. 그래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오른다고 했습니다.


  배가 부르니 마음도 풍요로워져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지정했나 봅니다. 시원한 갈바람에 흔들리는 등잔불 아래서 제목도 생각나지 않은 동화책이나 책장이 찢겨져 나가 줄거리도 맞출 수 없었던 월간지나 계간 잡지 등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요즘은 너무 좋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읽어볼 수 있으니 더 없이 행복합니다. 이제 곧 날씨도 시원해집니다. 책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문득 생각해 봅니다. 왜 하필 사계절중 가을을 택해서 독서의 계절로 정했을까? 춥지도, 덥지도 않고 모든 것이 풍요로워서 정서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계절이라 그랬을까?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너무 읽지 않으니까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택해서 책을 읽게 하려고 그렇게 했을까? 몇 가지 예를 들어 생각해보아도 짧은 식견이라 그런지 그럴듯한 생각이 나질 않아서 몇 개 매체를 검색해 보았는데 마땅한 답이 없는 것 같고 있다 하더라도 내용이 쉽게 수긍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량에 대해 나온 통계치를 확인해 봤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07년 국민독서 실태조사'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해 우리나라 성인 평균 독서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학생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작년 한 해 성인 평균 독서량은 12.1권으로 1999년도 9.3권에서 2002년도 10.0권, 2004년도 11.0권, 2006년 11.9권으로 해마다 증가하였으나 초중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생 평균 독서량은 1999년도에 13.3권에서2007년도 13.5권으로 증가현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 통계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1년 평균 독서량은 1인당 평균 13.2권(만화.기타서적포함)으로 나타났고, 일본은 78.2권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1/6수준이네요. 국민개개인의 독서량도 부족하지만 도서관 수나 도서(圖書)량도 이웃 일본이나 러시아, 유럽국가 들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안타까운 것은 우리 청소년들의 독서량이 갈수록 줄어든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이자 자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 중 청소년기는 꿈을 먹고 사는 시기입니다. 청소년은 꿈이 있어야하고 그 꿈 너머 또 다른 꿈과 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꿈에 다가 가기 위해서는 청소년기에 아름다운 꿈과 답(해몽)이 있고 풍부한 지식이 담겨있는 책을 많이 접해야 합니다. 그래서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청소년들은 독서량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주변 여건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눈뜨기가 바쁘게 학교 수업에, 각종학원, 사설과외 수업까지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녹초가 되는 기계적인 삶을 살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텔레비전만 켜면 환락적인 쇼, 오락프로가 화면을 도배하다시피하고 그것도 부족하여 각종 인터넷 매체에서도 경쟁적으로 청소년을 유혹하는 중독성 오락게임이나 유해성 동영상 프로그램이 판을 치고 있으니 언제 어떻게 독서를 할 것인가? 참으로 걱정입니다.


  지금 우리의 청소년들은 본래 타고난 자아(自我)와 정서를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자신은 자신이 지켜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형체도 없기 때문에 가볍고 순간 이동이 빠릅니다. 그리고 싫은 표현이지만 간사하기 때문에 달콤한 유혹을 찾아서 언제라도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아(나)’를 잃기가 쉽습니다. 한번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더구나 아직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을 지키기에는 나약합니다. 그래서 그 나약하고 부족함을 학교나 부모님, 혹은 우리 어른들이 지켜주고 보듬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청소년 자신도 부단한 마음수행을 해야 합니다.


  마음수행이라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학생에게 학교생활도 큰 수행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누구나 거쳐야 하는 일상일 수도 있습니다. 순수한 본래 마음을 지니고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기에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은 더 없는 마음수행이고 나를 지킬 수 있는 든든한 자물쇠가 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독서의 계절이라 해서 책을 읽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책을 읽지 않는 다면 그것은 우스운 얘깃거리가 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는 특별히 독서의 계절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그리고 불자님 여러분! 굳이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면 ‘독서의 계절 이번 가을’에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책과 친구가 되어 보세요. 책보다 더한 친구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서로가 필요하거나 일시적인 이해관계로 친구로 맺어졌다면 그런 관계는 그 이해관계로 인해서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책은 한번 빠지게 되면 영원히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진정 좋은 친구는 그런 마력이 있어야 합니다. 죽는 날까지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하고 유익한 친구라 할 것입니다. 우리불자님들 깨서도 이 가을에 부처님 말씀이 담겨진 경전이나 훌륭하신 스님들께서 쓰신 책과 친구가 되어 동행에서 가을여행을 떠나 보세요. 그리고 그 마력에 한번 젖어보세요.



스니임께 세리가(꼭 보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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