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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놀이야
글쓴이 석굴암 등록일 2008-02-20
첨부파일 조회수 367
 

불놀이야


동구 밖 신작로에 산더미처럼 짚단을 쌓아놓고

불을 피우고 깡통 불을 돌리면 옹기 술통을 싣고 오던

자전거 삼촌도,

뚱뚱보 지에무시 도라꾸 운전수 아제도,

야! 이놈들아......

소리소리 지르다 덩달아 신이 나서 너털웃음을 짓고 만다.

논둑이고 밭둑이고 방천이고 세상천지 아무 곳에나 불을 지른다.

소죽 감으로 쓰기위해 새암거리 논배미에 쌓아놓은 아제네

짚 배늘에 불이 붙어버렸다. 오메 이 놈들아!

정신을 잃어버린 불길이 하늘을 향해 칼춤을 춘다.

오늘은 아그들의 누렇던 이빨도 하얗게 보인다.

이렇게 신나는 날이 언제 또 있을까?


여우꼬리만큼 길어진 햇님이 뒷봉재 넘어로 얼굴을 감추면

동그란 달님이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초가지붕과 마당을 향해 활짝 웃으며  얼굴을 내민다.

아부지가 대나무와 솔가지를 한 아름 들고

마당 한 가운데로 나오셔서 액땜 불을 피우신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대나무가 뜨겁다며 뻥뻥 고함을 치며

빨간 꽃가루를 하늘높이 튕긴다.

아부지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불 머리를 넘고 엄마도 누나도 나도 동생들도 손에 손을 잡고 불꽃을 뛰어넘는다.

이빨이 다 빠져 합죽이가 되어버린 우리 할머니 빨간 얼굴이

공회당 영상처럼 나타났다 사라진다.

오늘 잠자면 눈썹이 길어징께 자면 안된다. 이~잉......

인생이란? 구름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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