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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
글쓴이 석굴암 등록일 2008-12-26
첨부파일 조회수 647
 

“부처님 덕 보려말고 부처님이 내 덕 보게 하자. 절에 가서 불전함에 보시금을 넣고 부처님 시험에 합격하게 해주시고, 가족이 다 건강하게 해주시고, 직장에서 승진하게 해주시고, 건강해서 쾌차하게 해주시고, 하는 것은 구걸형 기도입니다. 불전함에 보시금을 넣고 부처님 용돈 쓰세요. 하고 돌아서면 기분이 뿌듯할 것입니다. 부처님에게 용돈 드리고 왔을 때 뿌듯하지 몇 푼 넣고 이것저것 구걸하고 돌아서면 비굴한 마음만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아는 것만큼 전하고 가진 것만큼 베풀자는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부처님 덕 그만 보고 내가 부처님에게 은혜를 갚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경전에 보면 부처님 은혜를 갚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법륜을 굴리는 것입니다. 법륜을 굴리는 것은 아는 것만큼 전하고 가진 것만큼 베푸는 것입니다.”

     (2008 빛 고을 불교아카데미 마지막 강연- 월호스님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진짜 성불하려면 일단 행불하세요.”란 주제의 법문(강연)중 마지막 부분임)


    요즘 대학입학 수능 점수가 발표되고 이제 본고사에 대비하는 마지막 입시철 이다. 그래서 말인데, 입시철만 되면 절을 찾아 아주 애절할 정도로 기도를 하시는 불자님들이 많으신데,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야 세상 어느 부모나 한결같을 것이다. 그러나 입시일을 목전에 두고서야 반짝 기도 며칠 한다고 좋은 점수가 나올까? 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보왕삼매론 중에서도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데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의 일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했다.  모든 일이 쉽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쉽게 이루어진 일은 쉽게 무너지고 쉽게 잃게 된다. 쉽게 빠르게 지은 집은 부실이 따르기 때문에 금방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모든 일은 어려운 과정이 있어야하고 그 어려운 과정을 이겨 내고서 이루어 낸 뜻이야말로 진정한 이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수능을 포함한 모든 시험도 마찬가지다. 시험을 목전에 두고 기도비좀 적당히 내고 반짝 기도 며칠 한다고 해서 좋은 성적이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평소 열심히 공부를 해서 탄탄한 기초에 바탕을 둔 실력을 갖추고 나서 지천명의 심정으로 기도해야만 좋은 결과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평소에는 절에 한번 가보지도 않다가 갑자기 찾아가서 적당히 보시금 좀 내놓고 내 자식 시험점수 많이 나오게 해주시고 좋은 대학에 붙게 해주시라고, 천배 만 배를 하고 벼락치기 기도를 한다고 해서 원하는 시험에 합격을 하고, 좋은 대학에 척척 붙고 쉽게 진급을 하게 된다면 어느 누가 오랜 시간 동안 밤잠 설쳐가며 열정을 쏟아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하겠는가?

   부처님께서 아무리 영험하시다고 해도 그런 소원은 절대로 들어주시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소원을 이루어지게 허락해 주신다면 그것은 거래를 하게 되는 것이므로 만유에 평등하신 부처님께서 판단하시기에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세상사 모든 것에는 공짜도 없고 땀 없이 거저 되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내가 먼저 주지 않는데 누가 나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진리란 어려운 말이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이 진리고, 일상이 진리이고 또한 그냥 뿌리면 뿌린 대로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 진리다.

   무엇을 바라기보다. 작은 실행이라도 내가 먼저 꾸준히 솔선수범 하다 보면 보다 더한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라는 신념을 가지고 기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 되어 나도 기도하는 마음자세를 바꿨다.

   그 전 까지는 절에 가면 어떤 의식관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 십 년 내지는 수 백 년 동안 제자리에 모셔져 있는 유형(有形)의 부처님상(像)에 절을 하면서 무슨, 무슨 소원을 들어주시고, 아니면 무엇, 무엇을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구걸형이나 거래형태의 기도를 한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마음 한 번 바꿈으로 인하여 부처님 상에서 흐르는 잔잔한 미소를 보면서 어리석었던 내 생각에 혼자서 쓴 웃음을 지어본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행복하세요.
울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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